이번 편은 수이(SUI)를 무대로 프라이스 채널 전략(Price Channel Strategy)을 뜯어본다. 규칙은 이 시리즈에서 다룬 것 중 가장 짧다. 종가가 직전 20일 최고가를 넘으면 사고, 직전 20일 최저가를 밑돌면 판다. 도너찬 채널로도 불리는 이 틀은 1970년대 터틀 트레이딩이 쓴 규칙의 원형이기도 하다.

규칙과 데이터

전략 규칙
상단        직전 20일 고가의 최대값 (당일 제외)
하단        직전 20일 저가의 최소값 (당일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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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롱)    종가 > 상단 → 다음 날 시가 매수
청산       종가 < 하단 → 다음 날 시가 매도
포지션      동시 1개, 롱 온리, 왕복 비용 0.15% 차감
이 글의 데이터 범위
종목        수이 SUI (KRW 마켓)
구간        2026-02-13 ~ 2026-09-15 (일봉 215개)
출처        업비트 공개 시세 API (candles/days)
종가 범위    916.00 ~ 1,953.00원
마지막 종가   936.00원
구간 등락    -33.48%
상단 돌파    7회   하단 이탈  13회

수이는 Move 언어 기반 레이어1 체인이다. 이 구간의 성격은 숫자에 다 들어 있다. 고점 1,953원에서 저점 916원까지, 반 토막이 넘는 하락이 일곱 달에 걸쳐 진행됐다. 상단 돌파가 7회인데 하단 이탈이 13회라는 비대칭이 추세 방향을 그대로 말해 준다.

이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다. 지나간 구간에 규칙을 얹어 본 후행 분석이다.

세 건 전부

SUI 일봉 215일과 채널 돌파 신호

상단 돌파 7회 중 포지션이 비어 있을 때 발생한 것만 진입이 되므로, 실제 거래는 세 건이다.

거래 내역 (3건)
1  02-15 → 02-24  ( 9일)  1,515 → 1,297  -14.54%
2  03-17 → 05-29  (73일)  1,579 → 1,377  -12.94%
3  08-21 → 09-14  (24일)  1,011 →   957   -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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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률  0.0%   평균 -10.99%   중앙값 -12.94%
누적  -29.69%  평균 보유 35.3일
매수 후 보유  -33.48%

거래별 손익과 누적 곡선

전패다. 그런데 누적으로 보면 전략이 -29.69%, 매수 후 보유가 -33.48%로 전략 쪽이 3.79%포인트 덜 잃었다. 세 번 다 틀린 규칙이 가만히 들고 있는 것보다 나은 결과를 냈다는 게 이 구간의 아이러니다.

이유는 보유 시간에 있다. 세 거래의 보유 일수를 합치면 106일로, 215일 구간의 절반이 안 된다. 나머지 절반 동안은 현금이었다. 하락장에서 시장 밖에 있던 시간이 손실을 덜어 준 것이지, 매매 판단이 좋아서가 아니다.

두 번째 거래가 말해 주는 것

가장 길었던 두 번째 거래를 보자. 3월 17일 1,579원에 사서 5월 29일 1,377원에 팔았다. 73일을 들고 있었다. 20일 채널 하단은 가격을 따라 계속 내려가기 때문에, 완만하게 흘러내리는 구간에서는 청산 신호가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가격이 하단을 건드리려면 최근 20일 중 가장 낮은 값보다 더 낮아져야 하는데, 천천히 빠지는 장에서는 하단도 함께 내려간다.

이게 채널 전략의 구조적 약점이다. 급락에는 빨리 반응하고 완만한 하락에는 늦게 반응한다. 12.94%의 손실 중 상당 부분이 그 지연에서 나왔다.

세 번째 거래는 반대로 짧고 얕았다. 8월 21일 1,011원 진입, 9월 14일 957원 청산으로 5.49% 손실이다. 이 무렵에는 가격대가 낮아져 20일 변동폭 자체가 좁아졌고, 그만큼 하단이 가까이 붙어 있어 빨리 잘렸다. 같은 규칙인데 시장의 변동성에 따라 손실 크기가 세 배 가까이 차이 난다.

채널 길이를 바꾸면

20일 대신 10일로 줄이면 신호는 늘고 각 거래의 손실은 줄어든다. 55일로 늘리면 반대가 된다. 어느 쪽이 나은지는 이 구간 하나로 정할 수 없고, 정하려 들면 지나간 데이터에 맞춰 숫자를 고르는 일이 된다.

다만 방향을 짐작할 근거는 다른 데 있다. 이 블로그의 업비트 봇 쪽에서 빗썸 일봉 12.6년을 메이저 3종에 걸어 채널 길이를 쓸어 본 적이 있다. 거기서는 10일과 15일과 20일의 검증기 성적이 사실상 동률이었고(합계 +152~158%), 어느 쪽으로도 유의한 개선이 없었다. 길이를 만지는 것으로는 결과가 잘 안 바뀐다는 뜻이다.

같은 검정에서 20일 채널 돌파는 살아남은 세 신호 중 하나였다. 이번 SUI 구간에서 전패한 규칙이 12.6년 전수 검정에서는 채택됐다는 것은 모순이 아니다. 한쪽은 일곱 달짜리 하락장 한 구간이고, 다른 쪽은 여러 시대를 통과한 평균이다. 추세추종 전략은 추세가 없는 구간에서 잃도록 설계돼 있고, 그 손실을 추세가 나오는 구간에서 메운다.

이 전략의 실측 판정은 봇 개발일지 쪽에 있다: VV223 — 싸게 사던 봇이 비싸게 사기 시작했다

한계

3건은 승률을 논할 표본이 아니다. 이 글이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구간에서 세 번의 돌파가 모두 되돌려졌다"까지다.

체결도 이상화했다. 종가에 신호를 확인하고 다음 날 시가에 체결한다고 가정했으며 왕복 0.15%만 뺐다. 장중에 상단을 스쳤다가 종가로 되밀린 날은 신호로 치지 않았는데, 이 구분을 없애면 거래 수는 늘고 성적은 나빠진다. 종가 확인이 필터 역할을 한다는 것 역시 봇 쪽 검정에서 수치로 확인된 바 있다.


약어 풀이

* 이 글에 나온 영어 약어를 풀어 둔다.

  • API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프로그램이 외부 서비스의 데이터나 기능을 불러 쓰도록 공개된 규약.
  • SUI: 수이 네트워크의 기축 토큰 티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