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034730)는 6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두 달 동안 850,000원대까지 치솟았다가 460,000원대로 주저앉는 큰 파도를 겪었다. 이런 구간은 변동성 지표를 시험하기에 좋은 재료다. 값이 오르내리는 방향이 아니라 오르내리는 “폭"만 따로 떼어 재는 지표가 볼린저 밴드 폭(BBW)이다. 밴드 자체는 가격 위아래로 그리는 선이지만, 폭은 그 선 사이 간격을 퍼센트 숫자 하나로 압축한다. 간격이 벌어지면 시장이 거칠게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고, 좁아지면 잠잠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SK는 이 구간에서 두 국면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6월 말 급등과 7월 급락이 뒤섞이며 밴드 폭이 크게 벌어졌던 시기, 그리고 8월 들어 가격이 500,000원대에서 다니며 밴드 폭이 계속 줄어든 시기다. 폭이 좁아지는 국면을 흔히 ‘스퀴즈’라고 부르고, 트레이더들은 스퀴즈 뒤에 방향성 있는 움직임이 나온다고 기대한다. 이 기대가 SK 데이터에서 실제로 맞았는지 틀렸는지를 아래에서 하나씩 세어본다.

이 글의 데이터 범위
종목  SK (034730)
코드  034730
구간  2026-06-16 ~ 2026-08-26 (50거래일)
출처  stockanalysis.com, KRX 일봉
최고 종가  858,000원 (2026-06-25)
최저 종가  468,500원 (2026-07-30)
낙폭  -45.40% (고점 종가 대비 저점 종가)

이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다. 실린 모든 수치는 과거 시세를 계산한 결과이며 앞으로의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다.

계산은 이렇게 했다

볼린저 밴드 폭은 볼린저 밴드의 상단선과 하단선 사이 간격을 중심선으로 나눈 값이다. 계산 순서는 다음과 같다.

계산식
중심선  20일 종가의 단순이동평균(S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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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편차  같은 20일 구간 종가의 표준편차
상단  중심선 + 2 × 표준편차
하단  중심선 - 2 × 표준편차
--------------------------------------------------
밴드 폭  (상단 - 하단) ÷ 중심선 × 100 (%)

전 구간을 numpy로 직접 짰다. 20일 구간마다 평균과 표준편차를 손으로 굴려 계산했고, 라이브러리가 제공하는 지표 함수는 쓰지 않았다. 2026-08-25 한 날짜를 예로 들면 이렇다.

2026-08-25 실측값
중심선  539,775원
표준편차  31,864원
상단  603,503원
하단  476,047원
밴드 폭  23.61%

기간은 20일, 표준편차 배수는 2배를 썼다. 20일은 한 달 거래일 수에 가깝고, 볼린저 본인이 제안한 기본값이면서 이전에 발행한 볼린저 밴드 글과도 파라미터를 맞춰 두 글을 나란히 비교할 수 있게 했다. 2배 표준편차는 가격 분포가 정규분포에 가깝다고 가정할 때 대략 95%를 감싸는 폭이라 널리 쓰인다. 다만 SK처럼 두 달 새 45% 급락한 종목의 수익률 분포는 정규분포와는 거리가 멀다는 점은 미리 밝혀 둔다.

수집한 일봉은 50개다. 20일 구간이 있어야 값이 나오는 지표라 앞의 19개 봉은 계산할 표본이 부족해 밴드 폭이 비어 있다. 그래서 실제 유효한 밴드 폭 값은 2026-07-13부터 2026-08-26까지 31개뿐이다. 이 예열 구간을 빼고 나면 손에 쥔 신호는 실제로는 한 달 보름치밖에 안 된다.

실제 움직임

SK 일봉 개요

차트에서 보듯 SK는 6월 16일 673,000원에서 출발해 6월 25일 858,000원까지 오른 뒤 7월 30일 468,500원까지 미끄러졌다. 이후 8월 완결봉 기준 종가는 508,000원에서 590,000원 사이를 오가며 폭이 눈에 띄게 좁아졌다.

SK 볼린저 밴드와 밴드 폭

밴드 폭 자체를 그리면 이야기가 더 선명해진다. 7월 22일 54.20%로 이 구간 최고치를 찍었고, 8월 25일 23.61%로 최저치를 찍었다. 두 달 사이 폭이 절반 넘게 줄어든 셈이다. 다만 이 하락에는 기계적인 이유도 섞여 있다. 20일 평균을 굴리는 방식이라, 6월 25일의 858,000원 같은 극단값이 계산 창에서 빠져나가면 표준편차가 저절로 줄어든다. 8월 들어 시장이 정말 잠잠해진 부분과 6월의 급등락이 계산 창 밖으로 밀려난 부분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서, 밴드 폭 하나만 보고 “변동성이 사라졌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다만 거래량을 보면 순전히 계산 창 문제만은 아니다. 밴드 폭이 확장하던 7월 13일부터 7월 24일까지 아홉 거래일 평균 거래량은 230,293주였다. 밴드 폭이 낮게 유지되던 8월 10일부터 8월 25일까지 열한 거래일 평균은 156,533주로, 32.03% 줄었다. 사고파는 사람 자체가 줄었다는 뜻이라 가격 진폭이 좁아진 현상과 방향이 같다. 계산 창이 밀어낸 몫과 실제로 거래가 뜸해진 몫이 함께 밴드 폭을 눌렀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신호, 맞은 것과 틀린 것

밴드 폭이 국지적으로 가장 낮았던 지점(스퀴즈)과 가장 높았던 지점(확장)을 전수 찾아 그 뒤 5거래일 동안 가격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대조했다. 스퀴즈는 “곧 방향성 있는 움직임이 나온다"는 가설을, 확장은 “고점을 찍은 뒤에는 잦아든다"는 가설을 시험한다.

SK BBW 스퀴즈·확장 신호와 가격

스퀴즈 신호 다섯 번 중 세 번은 5거래일 안에 종가 기준 5% 이상 움직였다.

  • 7월 29일(밴드 폭 37.45%) 이후 8월 5일까지 종가가 489,000원에서 562,000원으로 14.93% 올랐다. 적중.
  • 8월 10일(36.11%) 이후 8월 18일까지 513,000원에서 590,000원으로 15.01% 올랐다. 적중.
  • 8월 13일(35.87%) 이후 8월 21일까지 553,000원에서 586,000원으로 5.97% 올랐다. 간신히 적중.
  • 8월 5일(34.78%)만 예외였다. 이후 8월 12일까지 562,000원에서 545,000원으로 3.02% 내리는 데 그쳤다. 스퀴즈가 떴는데도 큰 움직임 없이 잠잠했던 경우다. 실패.
  • 8월 25일(23.61%, 이 구간 최저치)은 아직 결론을 낼 수 없다. 수집한 데이터가 8월 26일 부분 장중 한 봉에서 끝나기 때문에 5거래일을 채우지 못했다. 하루 만에 556,000원에서 545,000원으로 1.98% 내렸을 뿐이고, 이 값이 8월 26일 개장 초반 거래로 산출된 잠정치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확장 신호는 다섯 번 모두 5거래일 뒤 밴드 폭이 낮아졌다. 7월 22일, 7월 30일, 8월 7일, 8월 12일, 8월 18일 모두 그랬다. 다만 이 결과를 곧이곧대로 “확장 뒤엔 항상 진정된다"는 법칙으로 읽으면 안 된다. 이 구간 자체가 7월 22일 정점 이후 전반적으로 밴드 폭이 우하향하는 큰 흐름 속에 있었기 때문에, 다섯 번의 확장 신호가 모두 그 하락 흐름 위에 얹혀 있었을 뿐이다. 밴드 폭이 오르는 국면에서 확장 신호가 나온 뒤에도 계속 오르는지는 이번 표본으로는 시험하지 못했다.

파라미터를 바꾸면

SK 파라미터별 BBW 비교

기간을 20일에서 10일로 줄이면 반응이 훨씬 날카로워진다. 8월 13일 기준으로 20일·2배 밴드 폭은 35.87%였지만 10일·2배는 14.94%까지 떨어져 있었다. 같은 날짜, 같은 종가인데 기간만 바꿨을 뿐인데 “스퀴즈다, 아니다"의 판정이 완전히 갈린다. 반대로 표준편차 배수를 2배에서 2.5배로 올리면 밴드가 넓어지면서 폭 자체도 커진다. 8월 25일 기준 20일·2배는 23.61%였지만 20일·2.5배는 29.52%로, 이 구간 관찰치 안에서는 한 번도 20%대 초반까지 내려가지 않았다. 기간을 짧게 잡을수록 신호가 잦아지고, 배수를 키울수록 신호가 뜸해진다. 둘 다 “정답"은 아니고, 어느 쪽을 고르느냐에 따라 같은 시세를 두고도 스퀴즈로 볼지 말지가 달라진다는 사실만 확인할 수 있다.

봇 게이트에 넣을 것인가

밴드 폭 자체는 방향을 알려주지 않는다. 이번 표본에서도 스퀴즈 뒤에 오른 경우만 있었고 내린 경우는 없었는데, 이는 SK가 마침 저점을 다지는 국면이었기 때문이지 지표의 성질 때문이 아니다. 이 지표를 봇에 넣는다면 단독 매수·매도 신호로 쓰기보다는, 다른 신호의 강도를 조절하는 필터로 쓰는 편이 맞다고 본다. 밴드 폭이 낮을 때는 손절폭을 좁히고 포지션 크기를 줄이는 식으로, 진입 여부가 아니라 위험 노출을 조절하는 자리에 넣는 쪽이다. 다섯 번 중 한 번은 신호가 완전히 빗나갔다는 사실도 실전 배치 전에 감안해야 할 부분이다.

이번 구간에서 가장 눈에 남는 것은 8월 25일의 23.61%다. 이 구간에서 가장 좁은 폭이었고,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다음 며칠 동안 SK가 어느 쪽으로든 크게 움직인다면 이번 스퀴즈도 적중 쪽에 한 표를 더하게 될 테고, 550,000원대에서 계속 맴돈다면 8월 5일과 같은 실패 사례가 하나 늘어난다. 트레이더 존 볼린저는 “밴드가 좁아지는 건 큰 움직임이 다가온다는 신호이지, 어느 방향인지는 말해주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SK의 8월 25일 데이터는 그 말의 앞부분만 확인해 준 상태고, 뒷부분은 아직 열려 있다.

약어 풀이

* 이 글에 나온 영어 약어를 풀어 둔다.

  • BBW (Bollinger Bands Width): 볼린저 밴드 폭. 볼린저 밴드 상단선과 하단선의 간격을 중심선으로 나눠 퍼센트로 나타낸 값. 변동성이 커지면 값이 오르고, 잠잠해지면 값이 내려간다.
  • SMA (Simple Moving Average): 단순이동평균. 정해진 기간 안의 가격을 같은 가중치로 평균한 값. 볼린저 밴드의 중심선으로 쓴다.
  • KRX (Korea Exchange): 한국거래소. 코스피·코스닥을 운영하는 국내 유일의 증권 거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