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 오실레이터(Accelerator Oscillator, AC)는 빌 윌리엄스가 만든 모멘텀계 오실레이터다. 가격 자체가 아니라 모멘텀의 변화 속도, 그러니까 가속도를 잰다. Awesome Oscillator(AO)가 이미 방향을 보여준 뒤에도, AC는 그 방향이 힘을 받는 중인지 힘이 빠지는 중인지를 한 단계 더 미분해서 보여주겠다는 지표다. 이론대로라면 추세가 꺾이기 전에 가속이 먼저 죽는다.

삼성전기(009150)의 최근 구간이 이 이론을 시험하기에 맞춤한 이유는 낙폭과 반등폭이 모두 크기 때문이다. 종가 기준으로 6월 19일 2,270,000원에서 7월 30일 879,000원까지 61.28% 빠졌고, 그 저점에서 8월 14일 1,558,000원까지 77.25% 되돌렸다. 오르내림이 완만하면 가속도라는 개념 자체가 흐릿해진다. 삼성전기처럼 방향이 뚜렷하게 꺾이는 구간에서만 AC가 실제로 뭘 잡아내는지 확인할 수 있다.

데이터 범위
종목      삼성전기 (009150)
구간      2026-06-05 ~ 2026-08-14 (50거래일)
출처      stockanalysis.com/quote/krx/009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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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간 고가  2,417,000원 (06-19 장중)
구간 저가    865,000원 (07-30 장중)
종가 낙폭  -61.28% (06-19 종가 → 07-30 종가)
종가 반등  +77.25% (07-30 종가 → 08-14 종가)

이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다. 계산 과정과 결과를 있는 그대로 남기는 기록이다.

삼성전기 일봉 개요

계산식과 예열 구간

AC는 세 단계를 거쳐 나온다. 먼저 중간가 MP를 구하고, MP의 단기·장기 이동평균 차이로 AO를 만들고, AO 자체의 단기 이동평균과 다시 뺀다.

AC 계산식
MP  =  ( 고가 + 저가 ) / 2
AO  =  SMA5(MP) - SMA34(MP)
AC  =  AO - SMA5(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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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 규칙   전일보다 오르면 초록(가속), 내리면 빨강(감속)
예열 구간   SMA34가 34개, SMA5(AO)가 다시 5개를 요구
유효 구간   50거래일 중 13개만 AC 값 성립 (07-29 ~ 08-14)

파라미터는 빌 윌리엄스가 제시한 기본값 5와 34를 그대로 썼다. 임의로 고른 값이 아니라 AC라는 지표의 정의 자체가 5와 34다. 다만 이 기본값을 쓰면 대가가 있다. SMA34(MP)가 성립하려면 MP가 34개 있어야 하고, 거기서 다시 SMA5(AO)를 구하려면 AO가 5개 더 있어야 한다. 합쳐서 38번째 거래일부터 AC가 나온다. 50거래일을 모았는데 실제로 쓸 수 있는 AC 값은 13개뿐이다. 표본이 넉넉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이 한계는 아래 신호 기록을 읽을 때 계속 염두에 둬야 한다.

MP와 AO를 나란히 그리면 AO가 MP의 추세를 얼마나 늦게 따라가는지 보인다. AO는 34일 이동평균을 낀 값이라 저점과 고점 모두에서 가격보다 뒤처진다. AC는 그 AO를 한 번 더 미분한 값이니 지연이 한 겹 더 쌓인다.

AO AC 산출 과정

여기서 눈에 띄는 게 하나 더 있다. AO는 유효 값이 나오기 시작한 07-23부터 마지막 날인 08-14까지 단 하루도 0선을 넘지 못했다. 가장 덜 음수였던 값이 08-14의 -74,341이다. 종가는 저점 대비 77.25% 반등했는데, AO는 여전히 마이너스 영역에 머물러 있다는 뜻이다. AC는 34일 이동평균과 5일 이동평균의 격차가 줄어드는 속도만 보므로 방향이 바뀌면 비교적 빨리 초록으로 돌아설 수 있지만, AO 자체가 양전환하려면 5일 평균이 34일 평균을 실제로 뛰어넘어야 한다. 이번처럼 하락폭이 컸던 구간에서는 반등이 상당히 진행돼도 그 문턱을 넘기 어렵다. AC의 초록불과 AO의 0선 돌파는 서로 다른 질문에 대한 답이라는 걸 이번 구간이 보여준다.

실측값과 신호 세 번

13개의 유효 AC 값 중에서 막대 색이 실제로 바뀐 지점, 즉 전일 대비 증가에서 감소로 혹은 그 반대로 넘어간 지점은 세 번이다. 07-29부터 07-31까지는 내리 빨강이었고, 08-03에 처음 초록으로 바뀌었다. 08-07까지 초록이 이어지다 08-10에 다시 빨강으로 돌아섰고, 08-13에 한 번 더 초록으로 바뀌어 08-14까지 이어졌다.

색 전환 3회 전수 기록
08-03  빨강→초록  종가 1,181,000원  3거래일 후 +4.06%   적중
08-10  초록→빨강  종가 1,274,000원  4거래일 후 +22.29%  역행
08-13  빨강→초록  종가 1,503,000원  당일  +12.58%       후행 확인

색 전환 시점

첫 번째 전환부터 보면, 종가 저점은 07-30(879,000원)인데 AC가 초록으로 돌아선 건 08-03이다. 저점을 찍은 뒤 두 거래일이 더 지나야 가속이 확인됐다는 뜻이다. 이건 원래 예상했던 지연이다. AC는 앞날을 미리 알려주는 지표가 아니다. 이미 벌어진 모멘텀 변화를 뒤늦게 숫자로 옮겨줄 뿐이다. 그래서 저점을 지난 뒤에 신호가 나오는 편이 오히려 정상이다. 08-03 종가 1,181,000원에서 3거래일 뒤인 08-06 종가 1,229,000원까지는 4.06% 올랐다. 중간에 08-05는 14.43% 급등, 08-06은 9.37% 급락이 섞여 있었는데도 순방향으로는 맞아떨어졌다.

문제는 두 번째 전환이다. 08-10에 AC가 초록에서 빨강으로 돌아섰다. 전일 대비 AC 값이 141,486에서 127,064로 줄어든, 가속이 붙던 상승세가 힘이 빠지고 있다는 신호였다. 실제로 08-10과 08-11은 각각 -0.31%, -0.94%로 눌렸다. 여기까지는 신호가 맞는 듯 보였다. 그런데 08-12부터 흐름이 완전히 뒤집혔다. 08-12 +5.78%, 08-13 +12.58%, 08-14 +3.66%로 나흘 만에 22.29% 뛰었다. 감속을 알린 지표가 알려준 방향과 정반대로, 그것도 이 구간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이 뒤따랐다. 이게 이 시리즈에서 가장 중요하게 남겨야 할 부분이다. 이번 표본에서 AC는 가장 큰 폭의 움직임을 거꾸로 예고했다.

세 번째 전환인 08-13은 판단이 애매하다. AC가 초록으로 바뀐 바로 그날 주가가 12.58% 뛰었다. 신호가 움직임을 미리 예고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날의 급등이 있고 나서야 색이 바뀌었을 뿐이다. 게다가 수집한 데이터가 08-14에서 끝나 이 신호가 그 뒤로 계속 유효했는지는 알 수 없다. 미결로 남겨둔다.

파라미터를 3과 21로 당기면

기본값 5/34 대신 더 짧은 3/21로 계산하면 무엇이 달라지는지 봤다. 이 경우 예열 구간이 짧아져서 50거래일 중 28개에서 AC 값이 나온다. 저점(07-30) 기준으로 색이 초록으로 바뀌는 시점도 하루 앞선 07-31로 당겨진다(기본값 5/34에서는 08-03이었다).

파라미터 민감도

민감도를 높이면 지연은 줄어들지만 대가가 있다. 3/21 기준으로는 07-08부터 07-27 사이에만 색 전환이 여섯 번 나온다. 같은 구간에 기본값 5/34는 단 한 번도 유효 값을 내지 못한다(예열이 안 끝나서). 짧은 파라미터일수록 반응은 빠르지만 그만큼 자주 뒤집힌다. 08-10 같은 역행 신호가 기본값에서 한 번 나왔다면, 더 짧은 파라미터에서는 훨씬 자주 나올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이번 표본만으로 어느 쪽이 더 낫다고 결론 내리긴 이르다.

봇 게이트에 넣을 것인가

넣지 않는 쪽으로 판단한다. 이유는 표본 부족과 08-10 역행, 두 가지다. 50거래일을 모아도 유효 AC는 13개뿐이라 통계적으로 뭘 주장하기엔 너무 적다. 게다가 그 13개 중 색 전환은 세 번뿐이고, 그중 하나는 이 구간에서 가장 큰 폭(22.29%)의 상승을 정반대 방향으로 예고했다. 진입이나 청산을 AC 단독으로 걸었다면 가장 좋은 구간에서 빠졌거나 반대로 들어갔을 수 있다.

숫자로 따지면 더 분명해진다. 08-10에 빨강 전환을 보고 그날 종가 1,274,000원에 청산했다고 가정하면, 08-14 종가 1,558,000원까지 놓친 상승분은 주당 284,000원이다. 반대로 08-03 초록 전환을 보고 그날 종가 1,181,000원에 진입했다면 08-06 종가 1,229,000원까지 주당 48,000원을 벌었을 값이다. 하나는 맞혔고 하나는 놓쳤는데, 놓친 쪽의 금액이 여섯 배 가까이 크다. 신호 적중률만 세면 3번 중 1번은 명백히 틀렸으니 나쁘지 않아 보이지만, 틀린 신호가 하필 가장 큰 움직임을 가리켰다는 게 문제다.

다만 완전히 버리기도 아깝다. 08-03 전환은 저점 이후 방향 전환을 이틀 지연으로 잡아냈고, 이 정도 지연은 다른 후행지표와 비슷한 수준이다. 추세 필터를 먼저 걸어 큰 방향을 정한 다음, AC 색 전환을 진입 타이밍을 미세 조정하는 보조 신호로 쓰는 정도는 시도해볼 만하다. 단독 게이트로는 쓰지 않는다는 게 이번 구간에서 내린 결론이다.

이번 구간에서 남길 것

두 가지를 적어둔다. 하나는 지연을 지연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AC가 저점을 이틀 늦게 알려준 08-03 사례는 지표 설계상 당연한 결과였고, 이걸 결함으로 볼 필요는 없다. 둘은 반대로, 감속 신호를 추세 전환으로 오해하면 안 된다는 것. 08-10의 빨강 전환은 실제로는 22.29% 상승이 막 시작되는 지점이었다. 감속과 반전은 다른 개념인데, 이번 표본에서는 그 둘을 헷갈리기 쉬운 모양으로 신호가 나왔다.

이 구간이 삼성전기라는 한 종목, 50거래일이라는 짧은 창에 국한된다는 점은 다시 적어둔다. 다른 종목, 다른 구간에서 같은 파라미터를 돌리면 08-10 같은 역행이 또 나올지, 아니면 이번이 예외였는지는 지금 갖고 있는 데이터로는 답할 수 없다. 다음에 같은 지표를 다른 종목으로 다시 돌릴 기회가 있다면 그때 비교해볼 문제로 남긴다.


약어 풀이

* 이 글에 나온 영어 약어를 풀어 둔다.

  • AO (Awesome Oscillator): 어썸 오실레이터. 중간가((고가+저가)/2)의 5기간 SMA 에서 34기간 SMA 를 뺀 값. 빌 윌리엄스의 모멘텀 지표.
  • AC (Accelerator Oscillator): 가속 오실레이터. AO 에서 AO 의 5기간 SMA 를 뺀 값. 모멘텀이 붙는 중인지 빠지는 중인지(가속·감속)를 본다.
  • MP (Median Price): 중간가. (고가+저가)/2.
  • SMA (Simple Moving Average): 단순이동평균. 기간 안의 가격을 같은 가중치로 평균한 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