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은 온도 파이낸스(ONDO)를 무대로 슬로우 스토캐스틱 전략(Slow Stochastic Strategy)을 뜯어본다. 스토캐스틱은 이 시리즈에서 여러 번 언급했지만 정작 전략 형태로 돌린 적은 없었다. 이번에 평활을 두 번 거치는 슬로우 버전으로 검정한다.

패스트와 슬로우의 차이

원래 스토캐스틱 %K는 “최근 n일 범위에서 오늘 종가가 어디쯤인가"를 0~100으로 나타낸다. 최고가에 붙으면 100, 최저가에 붙으면 0이다. 문제는 이 값이 너무 거칠다는 것이다. 범위가 좁은 날 하루만 크게 움직여도 값이 끝에서 끝으로 튄다.

슬로우 스토캐스틱은 여기에 평활을 두 번 넣는다. 원 %K를 3일 평균 낸 것을 슬로우 %K로 삼고, 그것을 다시 3일 평균 낸 것을 %D로 쓴다. 결과적으로 선 두 개가 나오고, 둘의 교차를 신호로 쓴다.

계산식과 전략 규칙
원 %K      (종가 - 최근14일 최저) / (최근14일 최고 - 최저) × 100
슬로우 %K   원 %K 의 3일 이동평균
%D         슬로우 %K 의 3일 이동평균
--------------------------------------------------
진입(롱)   %K가 %D를 상향 교차 + 그때 %K < 30 → 다음 날 시가
청산      %K가 %D를 하향 교차 + 그때 %K > 70 → 다음 날 시가
포지션     동시 1개, 롱 온리, 왕복 비용 0.15% 차감

교차만으로는 신호가 너무 잦다. 그래서 교차가 일어난 위치를 함께 본다. 바닥권에서의 상향 교차만 매수로, 천장권에서의 하향 교차만 매도로 친다. 이 조건이 신호 수를 크게 줄인다.

이 글의 데이터 범위
종목        온도 파이낸스 ONDO (KRW 마켓)
구간        2026-02-13 ~ 2026-09-17 (일봉 217개)
출처        업비트 공개 시세 API (candles/days)
종가 범위    361.00 ~ 665.00원
마지막 종가   513.00원
구간 등락    +32.90%
%K < 20 인 날  37일    %K > 80 인 날  11일

온도 파이낸스는 국채 같은 실물 자산을 토큰화하는 프로토콜이다. 이 구간은 등락이 컸지만 방향은 위였다. 361원에서 665원 사이를 오가며 최종적으로 32.90% 올랐다.

이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다. 지나간 구간에 규칙을 얹어 본 후행 분석이다.

거래 둘과 미청산 하나

ONDO 일봉 217일과 스토캐스틱 교차 신호

진입 조건을 만족한 교차가 10회 나왔지만, 포지션이 비어 있을 때만 진입하므로 실제 매수는 세 번이었다. 그중 둘이 청산까지 끝났고 하나는 구간 끝에서 아직 열려 있다.

거래 내역
1  04-14 → 05-08  (24일)  380 → 519  +36.43%
2  06-03 → 07-25  (52일)  575 → 563   -2.24%
--------------------------------------------------
승률  50.0%   평균 +17.10%   평균 보유 38.0일
누적  +33.38%   매수 후 보유  +32.90%
--------------------------------------------------
미청산  08-14 진입 473원 → 513원  +8.38%  (34일 경과)

거래별 손익과 누적 곡선

두 건으로 누적 +33.38%, 같은 기간 매수 후 보유가 +32.90%다. 차이는 0.48%포인트. 일곱 달 동안 두 번 사고 두 번 팔아서 얻은 것이 사실상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다.

0.48%포인트를 어떻게 읽을까

무승부처럼 보이지만 내용은 다르다. 전략은 217일 중 76일만 시장에 있었다. 나머지 141일은 현금이었다. 노출 시간의 3분의 1로 같은 성과를 냈다면, 위험 대비로는 전략 쪽이 유리했다고 볼 수도 있다.

반대로 읽을 수도 있다. 전략의 수익은 사실상 첫 거래 하나에서 나왔다. 4월 14일 380원에 사서 5월 8일 519원에 판 36.43%가 전부고, 두 번째 거래는 2.24% 손실이었다. 한 건에 얹힌 성과는 다음에도 재현된다는 보장이 없다.

두 번째 거래가 이 전략의 약점을 보여준다. 6월 3일 575원 진입은 %K가 30 아래에서 %D를 위로 뚫은 자리였다. 조건상으로는 바닥권 반등이다. 그런데 가격은 그 뒤로 더 밀렸고, 청산 신호인 천장권 하향 교차는 52일이 지나서야 나왔다. 진입 조건은 바닥권이라 자주 충족되는데 청산 조건은 천장권이라 드물게 충족된다. 이 비대칭 때문에 잘못 산 포지션이 오래 남는다.

미청산 건도 같은 구조다. 8월 14일에 사서 34일째 들고 있는데, %K가 70 위에서 하향 교차하는 조건을 아직 못 만났다. 평가상 8.38% 이익이지만 청산 규칙이 언제 작동할지는 알 수 없다. 이 글의 성과 계산에서는 끝나지 않은 거래를 제외했다.

필터를 떼면 어떻게 되나

%K 30/70 위치 조건을 빼고 교차만으로 매매하면 신호가 훨씬 늘어난다. 이 구간에서 %K가 20 아래였던 날이 37일, 80 위였던 날이 11일이라는 분포를 보면 짐작이 된다. 교차 자체는 수십 번 일어났고, 그중 극단 구간에서 일어난 것만 골라낸 결과가 위의 세 번이다.

필터를 떼면 거래는 늘고 건당 성과는 나빠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블로그의 업비트 봇 쪽 검정에서도 같은 방향이 확인된 바 있다. 메이저 3종 12.6년 전수 검정에서 스토캐스틱 과매도 매수는 검증기 t값 -3.5로 유의한 음수였고, 슬로우 스토캐스틱 교차 전략 역시 채택되지 못했다. 이번 ONDO 구간에서 비긴 것은 그 판정과 어긋나지 않는다. 표본 두 건으로는 어긋날 수도 없다.

이 계열의 실측 판정은 봇 개발일지 쪽에 있다: VV223 — 싸게 사던 봇이 비싸게 사기 시작했다

한계

완료 거래 2건이다. 승률 50%라는 표기는 형식일 뿐이고, 한 건이 바뀌면 0%나 100%가 된다.

평활 기간도 기본값 그대로 썼다. 14일 범위에 3일 평활 두 번이 트레이딩뷰 기본이고, 이 구간에 맞춰 조정하지 않았다. 체결은 시가 기준에 왕복 0.15%만 반영했고, 슬리피지가 큰 시간대의 불리한 체결은 반영되지 않았다.


약어 풀이

* 이 글에 나온 영어 약어를 풀어 둔다.

  • %K · %D: 스토캐스틱의 두 선. %K는 최근 범위 안에서 종가의 상대 위치, %D는 %K를 다시 평활한 신호선.
  • API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프로그램이 외부 서비스의 데이터나 기능을 불러 쓰도록 공개된 규약.
  • ONDO: 온도 파이낸스의 거버넌스 토큰 티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