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킨 변동성은 가격 방향을 재지 않는다. 하루 변동폭, 그러니까 고가에서 저가를 뺀 값의 이동평균이 얼마나 빠르게 늘거나 줄었는지를 잰다. 지표를 만든 마크 차이킨은 이걸로 시세의 방향이 아니라 시세의 “숨소리"가 가빠지는지 느려지는지를 보려 했다. 값이 크게 양전하면 최근 변동폭이 예전보다 빠르게 벌어지고 있다는 뜻이고, 크게 음전하면 시장이 좁은 구간에 눌려 있다는 뜻이다.
LS ELECTRIC은 이 지표를 시험하기에 좋은 재료였다. 두 달 남짓한 구간 안에 43%에 가까운 급락과 그에 못지않은 반등이 함께 들어 있어서, 변동성이 팽창하는 국면과 수축하는 국면이 뚜렷하게 나뉘어 나타난다. 이런 구간이라면 방향 대신 변동성 자체를 재는 지표도 실제로 쓸모가 있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
종목 LS ELECTRIC
코드 010120 (코스피)
구간 2026-06-18 ~ 2026-08-28, 50거래일
출처 stockanalysis.com 일봉
최고 263,500원 (2026-07-01 종가)
최저 150,300원 (2026-07-30 종가)
낙폭 -42.96% (최고 종가 대비 최저 종가)이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다. 매매 판단의 근거로 쓰지 않는다.
계산과 실측
차이킨 변동성은 세 단계로 계산한다. 먼저 하루 변동폭을 구하고, 그 변동폭의 지수이동평균을 구한 다음, 오늘의 이동평균이 며칠 전 이동평균보다 얼마나 늘었는지를 퍼센트로 바꾼다.
1단계 일별 변동폭 = 고가 - 저가
2단계 EMA10 = 변동폭의 10일 지수이동평균, 승수 2/11
3단계 차이킨 변동성 = (EMA10[t] - EMA10[t-10]) / EMA10[t-10] x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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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양수는 변동폭 확장, 음수는 변동폭 수축이동평균 구간과 변화율을 비교하는 구간을 둘 다 10일로 잡았다. 마크 차이킨이 처음 제시한 기본값이기도 하고, 표본이 50거래일뿐인 이번 구간에서 실용적인 이유도 있다. 구간을 20일로 늘리면 이동평균 자체를 세우는 데 19거래일, 거기서 다시 10일 전과 비교하려면 20거래일이 더 필요해 예열에만 39거래일이 든다. 50거래일 표본에서는 유효한 값이 11개밖에 남지 않는다. 반대로 5일로 줄이면 유효값은 41개로 늘지만 하루이틀의 노이즈에 지나치게 민감해진다. 10일은 그 사이에서 31개의 유효값을 남기는 절충안이다.

이 구간의 종가는 7월 1일 263,500원에서 7월 30일 150,300원까지 밀렸다가, 8월 27일 219,500원까지 되올랐다. 계산해보면 고점 대비 저점 낙폭은 -42.96%, 저점에서 8월 27일까지 반등폭은 +46.04%다. 차이킨 변동성으로 보면 이 구간의 최저치는 8월 13일의 -41.96, 최고치는 8월 3일의 +23.18로 나온다. 흥미로운 건 최고치가 찍힌 날짜다. 실제로 가장 큰 하루 등락이 나온 날은 7월 31일(+22.95%)인데, 지표의 정점은 사흘 늦은 8월 3일에 찍혔다. 이동평균을 쓰는 지표라 실제 사건보다 며칠 늦게 반응하는 지연이 그대로 드러난다.

신호 아홉 번, 맞은 것과 틀린 것
지표 값 자체가 국지적으로 고점을 찍거나 저점을 찍는 지점을 신호로 잡았다. 고점은 변동성 확장이 정점을 지나 수축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신호, 저점은 변동성 수축이 바닥을 치고 확장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신호로 본다. 판정은 단순하게, 신호가 나온 날 앞뒤 5거래일씩 실제 고가-저가 평균 변동폭을 비교해 예상한 방향대로 움직였는지로만 갈랐다.
07-20 저점 -31.78 전5일 16,240원 -> 후5일 19,640원 (+20.9%) 불일치
07-21 고점 -31.73 전5일 16,320원 -> 후5일 19,620원 (+20.2%) 불일치
07-22 저점 -32.81 전5일 13,280원 -> 후5일 23,880원 (+79.8%) 적중
07-27 고점 +1.96 전5일 18,260원 -> 후5일 21,040원 (+15.2%) 불일치
07-28 저점 -12.12 전5일 19,640원 -> 후5일 20,340원 (+3.6%) 적중
08-03 고점 +23.18 전5일 21,260원 -> 후5일 11,580원 (-45.5%) 적중
08-13 저점 -41.96 전5일 10,180원 -> 후5일 11,560원 (+13.6%) 적중
08-19 고점 -30.57 전5일 10,160원 -> 후5일 10,790원 (+6.2%) 불일치
08-20 저점 -31.89 전5일 11,820원 -> 후5일 12,210원 (+3.3%) 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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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계 저점 신호 5건 중 5건 적중, 고점 신호 4건 중 1건 적중
저점, 그러니까 변동성이 눌릴 대로 눌렸다는 신호는 다섯 번 모두 이후 변동폭이 커지는 쪽으로 맞았다. 다만 7월 28일과 8월 20일처럼 방향은 맞아도 변화폭이 3%대에 그친 경우가 둘 있어서, “적중"이라는 판정이 후하게 보일 수는 있다. 반면 고점은 넷 중 셋이 틀렸다. 7월 20일과 21일, 7월 27일에 찍힌 고점은 모두 그 뒤로 변동폭이 더 벌어졌다. 실제로 변동성이 꺾인 고점은 8월 3일 하나뿐이었는데, 이 날은 7월 말 급락과 반등이 겹친 뒤 찾아온 가장 뚜렷한 정점이었다. 작은 등락 속에서 생기는 자잘한 고점은 지표가 잡아내지 못하고, 정말 큰 사건 뒤에 오는 고점만 걸러낸 셈이다.
파라미터를 5일과 20일로 바꿔 같은 구간을 다시 계산해봤다. 5일 이동평균을 쓰면 유효값이 41개로 늘고 최고치도 7월 29일 +72.62까지 치솟는다. 급락 초입에 훨씬 빠르게 반응한다는 뜻이지만, 그만큼 짧은 굴곡에도 방향이 자주 뒤집혀 고점·저점 판정 자체가 잦아지고 신뢰하기 어려워진다. 20일로 늘리면 반대로 유효값이 11개까지 줄어 8월 19일부터 28일까지 열흘 남짓한 구간만 남는다. 이 구간에서는 -23.66에서 -36.61 사이를 오갈 뿐 뚜렷한 고점도 저점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표본이 50거래일이라는 제약 안에서는 10일이 그나마 균형 잡힌 선택이었다.

이 결과를 봇 게이트에 그대로 넣기는 망설여진다. 저점 신호의 적중률은 높지만 표본이 다섯 건뿐이고, 그중 두 건은 방향만 맞았을 뿐 크기가 작았다. 고점 신호는 아예 노이즈에 가까웠다. 다만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눌린 구간, 이번 구간에서는 -40 아래로 떨어진 8월 12일부터 14일 사이를 “곧 무언가 터질 수 있는 구간"으로 표시해두는 용도로는 써볼 만하다. 매수·매도를 결정하는 신호가 아니라, 다른 지표의 판단을 걸러주는 필터 정도로 두는 편이 이번 표본에서는 더 정직해 보인다.
남은 것
이번 구간에서 눈에 띈 건 저점과 고점의 성적이 이렇게까지 갈릴 줄은 몰랐다는 점이다. 변동성이 눌리는 쪽은 물리적으로 더 눌릴 여지가 적으니 반등이 쉽게 나오지만, 팽창하는 쪽은 얼마든지 더 팽창할 수 있다는 점을 숫자로 보고 나니 납득이 갔다. 윌리엄 오닐은 변동성이 줄어드는 구간을 “에너지가 쌓이는 시간"이라 불렀는데, 이번 데이터로 보면 그 에너지가 정확히 언제 터질지까지는 지표가 알려주지 못했다. 8월 13일 저점을 찍은 뒤 실제 큰 변동일인 8월 27일까지는 열흘 가까이 걸렸다.
이 결과가 다른 종목, 다른 구간에서도 재현될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표본 하나로 결론을 내리기엔 이르고, 다음에 같은 지표를 다른 종목에 적용할 때 저점 신호의 적중률이 이번처럼 높게 나오는지 지켜볼 문제로 남겨둔다.
약어 풀이
이 글에 나온 영어 약어를 풀어 둔다.
- EMA (Exponential Moving Average): 최근 값에 더 큰 가중치를 주는 지수이동평균. 단순이동평균보다 최근 변화에 빠르게 반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