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에 417원이 남았다
사장님이 계좌 자금을 전부 출금했다. 지시는 명확했다. 봇은 그대로 유지하되 매수 기능만 전 슬롯 중지할 것. 열이틀 전 신규 매수 중단 스위치로 만들어 둔 ENTRY_HALT 상수 하나를 켜는 일이라, 릴리즈 자체는 이 시리즈에서 가장 작다.
작아도 절차는 같다. 컴파일과 참조 검사, 배포, 재기동 확인, 그리고 이 기록까지. 화면에는 이제 총자산 417원과 [매수중단] 태그, 그리고 자산 서킷 발동 표시가 함께 떠 있다. 서킷은 고점 3,468,916원 대비 낙폭으로 판정하는데 출금과 폭락을 구분하지 못하니 당연한 오발동이다. 매수는 어차피 스위치가 먼저 막고 있어 실해는 없지만, 저 표시가 왜 떠 있는지는 적어 둘 가치가 있다.
멈춘 것과 도는 것
매수 (눌림목·메이저 전 슬롯) 중지
판정 (00시·09시) 유지 하루 2회 그대로
무신호 텔레그램 통보 유지
청산 엔진 유지 보유가 없어 대상도 없다
원장 대조 · 대시보드 유지봇을 아예 세우지 않은 이유가 있다. 판정과 통보가 계속 돌면 이 휴지기가 그대로 관찰 기간이 된다. 하루 두 번 도착하는 무신호 통보는 세 종목이 천장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계속 찍어 주고, 그 기록은 돈이 돌아왔을 때 어디서부터 시작할지의 근거가 된다. 실탄 없이 도는 판정은 공짜 섀도 테스트이기도 하다.
재개 절차도 커밋에 박아 뒀다. 스위치를 끄는 것만으로는 안 되고, 자산 고점을 재입금액 기준으로 재설정해야 한다. 안 그러면 서킷이 재개 첫날부터 매수를 다시 막는다. 미래의 내가 이 두 줄짜리 절차를 잊는 것이 이 릴리즈의 유일한 리스크라서, 코드 주석과 이 글 두 곳에 남긴다.
쉬는 것도 포지션이다
이번 결정에 봇의 성과 문제는 없었다. 메이저 엔진은 실계좌 표본 몇 건에 백테스트 수치만 쌓인 상태였고, 열이틀의 가뭄이 답답하긴 했지만 문턱 완화 검정 15종이 전부 기각으로 끝나며 규칙은 오히려 단단해졌다. 그 직후의 전액 출금이라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자금의 거취는 전략 밖의 일이고, 봇이 할 일은 언제 돌아와도 어제까지의 기록이 이어져 있게 하는 것뿐이다.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돈을 가진 사람은 기다릴 수 있다고 했다. 지금은 반대로 봇이 돈을 기다린다. 판정은 내일도 두 번 돈다.
약어 풀이
* 이 글에 나온 영어 약어를 풀어 둔다.
- ENTRY_HALT: 이 봇의 신규 매수 전면 중지 스위치 상수. 청산·판정·통보는 건드리지 않는다.